[2세들 비상] K-브랜드 확산의 또 다른 동력 한인 정치력
올해 한인 정치권에서 큰 관심이 쏠리는 기대주는 앤디 김 연방 상원의원(뉴저지), 데이브 민 연방 하원의원(가주 47지구), 최석호 가주 상원의원(37) 이다. 모두 지난해 선거에서 당선됐다. 공통점은 기성 정치인이라는 것과 모두 새로운 의회에 진출했다는 점이다. 각 지역을 대표해 하는 일과 성격은 다를 수 있지만, 한인 정치력 신장의 견인차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대가 모인다. 새해를 맞아 세 의원의 출발점을 돌아보고 기대되는 사안들을 점검해본다. 찾아온 기회 놓치지 않았다…앤디 김 연방 상원의원 앤디 김 의원은 결국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것도 보편의 상식을 넘는 것이어서 놀랍다. 지난해 봄 현역이던 밥 메넨데스 뉴저지 연방 상원의원이 외국의 이익을 위해 활동한 혐의로 검찰 조사가 시작되던 시기에 과감히 그를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현역 고참 상원의원이 조사 초기였고 재판 결과도 가늠하기 힘든 상태였지만 목소리를 낸 것이다. 뉴저지 연방하원 지역구 12개 중에 신참 그룹에 속하는 김 의원이 이 와중에 연방 상원 출마를 밝힌 것은 섣부른 결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연방 의사당 폭동 사태(2021년 1월 6일) 당시 의사당을 묵묵히 치우던 모습이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그가 연방 상원에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정치권 안팎으로 사실상 없었다. 인지도도 높지 않았다. 메넨데스가 기소와 함께 의원직을 사퇴했으나 또 다른 난관이 따랐다.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의 아내인 태미 머피가 민주당 당내 경선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그는 주지사 남편이 가진 네트워크와 인맥을 이용해 당내 표 결집에 나서면서 김 의원 측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 의원의 명확한 방향과 정치 철학이 당내에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대의원들의 표심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내 주도권을 빼앗긴 머피가 결국 당내 경선을 포기하면서 김 의원은 선두 자리를 굳혔다. 본선에서 공화당 주자로 나선 커티스 배쇼는 실제 김 의원과 큰 논쟁을 벌이지 않았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당파적 공격이나 인신에 대한 혐오 발언 없이 두 번의 TV 토론은 종료됐다. 소수계 이민자 가정 2세 출신인 김 의원의 앞길은 쉽지 않다. 동부 지역 최초의 아태계 연방 상원의원이자 미국 최초의 한인 연방 상원의원으로서 능력 증명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외교위원회, 재정위원회, 금융 및 주택위원회에 소속된 김 의원은 특히 한국과의 관계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다만 올해 1월에는 ‘트럼프의 시간’이 시작된다. 오랜 혈맹 관계 보다는 미국의 이익에 더욱 주안점을 둔 외교가 펼쳐지는 것이다. 상원 외교위원회가 이와 관련된 인적 검증과 예산안 통과에 어떤 접근을 할지,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필요한 전문성을 잘 발휘하지 관심이 쏠린다. 신승이 남긴 무거운 과제…데이브 민 연방 하원의원 데이브 민 의원은 북가주서 태어나 유펜 와튼 비즈니스 스쿨과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이너서클 출신이다. UC 어바인 법대에 교수로 일하면서 정치인으로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법대 졸업 후 척 슈머 연방상원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한 경력이 동기가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2020년에 당선된 가주 상원 37 지역구를 거쳐 민 의원이 연방하원의 문을 두드린 것은 한때 경쟁자였던 케이티 포터의 전폭적 지원이 기반이 됐다. 상원 임기를 마치던 2023년에 그는 연방하원 47지구 출마를 선언했고 폭넓은 지역 기반을 가진 스캇 보 공화당 후보를 상대로 신승했다. 3% 포인트(1만200여 표 차이)를 밑도는 승리였다. 연방하원 47지구에 자신이 있던 가주 상원 지역구가 대거 포함된 것은 플러스 요인이 됐지만, 캠페인 도중 음주운전 적발이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다만 민 의원은 입건 직후 관련 사건 내용을 지지자들에게 곧바로 알리고 사죄하는 등 기민하게 대처해 파급 효과를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 의원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비즈니스와 부동산 분야에 대한 정책과 입법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항상 소속당의 입장만을 따라가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주에서도 주지사에게 쓴소리를 전하고 표결에서 독립적인 목소리를 낸 적이 있다. 그는 “이는 내 생각이라기보다는 지역구에서 전달되는 의견과 민심을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연방의회는 1월 3일 공식 개원해 활동을 시작한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이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비관적인 접근을 많이 한다. 어느 당 대통령이 집권하든 이런 정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된 민주당에서 민 의원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어떤 입법활동을 할지 한인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또한 민의원에 따르면 이민 온 부모님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대 가족들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사촌들과 조카들도 십여명에 이른다. 한국과의 외교, 경제 교류에서도 일조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관운 아닌 발군의 노력 덕분…최석호 가주 상원의원 OC 한인 정치권 인사들은 최석호 가주 상원의원(37지구)을 언급할 때마다 하는 표현이 있다. “타고난 관운이 있어 웬만하면 선거에서 승리한다.” 2004년 어바인 시의회에 입성하고 8년 뒤에 무난하게 시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시의회 선거도 쉽지 않았지만, 시장 선거는 당시 민주당 성향이 강한 시의원들에게 크게 반감을 사지 않아야 가능한 과제였다. 2016년까지 시장직을 마무리한 그는 가주 하원 68지구에 도전해 성공한다. 당시 예선에서 19%를 득표해 2위에 그쳤던 최 의원은 본선에서 예선 1위 민주당 후보를 꺽고 60%의 득표로 당선된다. 예선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차지한 표들을 대부분 흡수하는 정치력을 발휘한 것이다. 최 후보 입장에서는 ‘관운’이 아닌 ‘발군의 실력’이라고 표현하고 싶은 대목일 것이다. 이후 2018년과 2020년 내리 당선되며 3선을 이어간 최 의원은 2022년 코티페트리-노리스 민주당 후보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다. 관운이 그 생명을 다한 것인 줄 알았지만, 그는 기회를 노렸다. 유일한 돌파구는 가주 상원이었는데 마침 데이브 민 의원이 케이티 포터가 남긴 연방 하원으로 출마하자 전격 37지구 출마를 선언했다. 37지구는 민주당 유권자가 37%, 공화당이 32%로 일단 승산이 없는 게임이었다. 관운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이 대목이었을까. 최 의원은 기존 인맥을 최대한 동원하고 24%에 달하는 무당파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을 심판해달라 호소했다. 범죄와 물가 상승을 부추긴, 그럼에도대책 없이 일관하는 가주 정부의 행태가 맘에 들면 민주당을 찍으라고 했다. 다만 그들을 견제하기 바란다면 공화당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그의 설득력이 표로 나타났다. 그는 36년 공화당 수성 지역구를 민주당 데이브 민 후보에게 내줬다가 4년 만에 되찾은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주요 언론들은 그가 가진 부정적인 요소들을 극복하는 효과적인 캠페인으로 거대 공룡 같은 민주당 후보를 눌렀다고 대서특필했다. 최 후보는 민생에 전념하는 것은 물론 한인 최대 거주지인 가주에서 대변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관운이 특별하다고 했지만, 낙선의 경험도 그에게는 충분한 맷집이 됐다. 이제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넓어진 한인사회 저변도 더욱 확산하는 데 힘 쏟을 기회가 온 것이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세들 비상 브랜드 정치력 한인 정치력 상원의원 앤디 민주당 당내